오디오 입문

이건희 회장은 ‘황금 귀?’…스피커 음질에 예민 ‘화제’

AdultKid(오디오/스피커) 2014. 3. 4.

이건희 회장은 ‘황금 귀?’…스피커 음질에 예민 ‘화제’


입력 : 2007-10-26 18:28:06


생활경제·소비자

이건희 회장은 ‘황금 귀?’…스피커 음질에 예민 ‘화제’

7월29일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에서 열린 ‘2007 선진제품 비교전시회’ 때 일이다.


이건희 회장은 전시장에 나온 제품들을 둘러보다 삼성전자 TV 앞에 멈춰섰다. 이회장은 “디자인도 좋고 화질도 세계 최고 수준인데 소리는 1등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동행한 임원이 “스피커를 보이지 않게 몸 안쪽에 숨겨 놓아서 그렇다”고 하자 이회장은 “소리도 세계 최고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회장이 얼마나 ‘소리’에 민감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회장은 오디오 마니아 사이의 은어인 ‘황금 귀’(음을 잘 파악하고 문제점을 잘 집어내는 귀)를 갖고 있다는 게 그룹측 설명이다.


2003년 삼성전자 오디오 사업 자회사가 홈시어터 제품을 선보였을 때에도 “고음과 중음, 저음이 따로 논다”고 지적해냈다.


삼성전자가 고급 오디오 사업을 했던 때가 있다. 1996년 프리·파워 앰프 한 세트에 1400만원, 스피커 한 조에 2100만원인 ‘엠페러’ 시리즈를 냈다. 일본 오디오 명문인 ‘럭스만’ 지분도 확보했다. 삼성은 그러나 외환위기 때 고급 오디오 사업에서 손을 뗐다.


이회장이 이처럼 음과 오디오에 조예를 갖게 된 것은 일본에서 초등학교를 다닐 당시 몸에 밴 습관 때문이라고 한다. 이회장은 일본에서 홀로 지내면서 수천편의 영화로 외로움을 달랜 것으로 유명하다. 귀국해서도 영화와 드라마에 빠져 자연스럽게 귀가 틔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고급 오디오 사업 재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6일 “벤츠를 만드는 회사도 있고, 소형 승용차를 만드는 회사도 있다”며 “우리는 아직 벤츠 같은 오디오를 만드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우규기자〉




김용철 변호사가 쓴 책 "삼성을 생각한다"에 보면 이건희 회장의 지시에 의해 한 사업들 중, 실패한 오디오 사업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게 삼성이 개발한 하이엔드 오디오 '엠퍼러(Emperor)'다. '황제'라는 뜻에 걸맞게 거창하게 시작했지만, 금세 실패했다. 외국의 명품 스피커를 부러워했던 이건희의 지시로 개발된 제품이다. '엠퍼러' 시리즈를 만들기 위해 삼성은 세계적인 오디오 전문가 마크 래빈슨이 오래 전에 폐기한 회로도를 100억원 주고 사왔다. 하지만, 회로도가 있다고 해서 마크 래빈슨의 제품과 같은 수준의 오디오를 만들 수는 없었다. 명품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세부 부품 하나나나에 오랜 노하우가 담겨 있는 게 명품이다.


1997년 출시된 '엠퍼러' 스피커 가운데 '염가형' 제품 가격이 1000만원대였다. 무게는 100Kg였다.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당시, 국내에서 이런 제품을 살 사람은 흔치 않았다. 이런 스피커를 설치하려면, 집 규모가 적어도 70평은 돼야 한다. 30~40평대 아파트가 주를 이루는 한국 주택 현실에는 어울리지 않는 제품이다. 신생 브랜드라서 해외 수출도 쉽지 않다. 이런 고가 스피커를 살 만한 사람이라면, 신생 브랜드보다는 이미 검증된 제품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시장에서 실패한 '엠페러' 시리즈는 삼성 임직원들이 사들여야 했다.



당시 삼성이 만든 오디오 브랜드는 엠퍼러였고, 제품이 출시될 무렵을 전후해서 전국의 호텔을 순회하면서 발표를 했다. 내 기억으로 한 영국의 잡지에는 마이크로웨이브 오븐(전자오븐)을 만드는 한국 회사가 전문 오디오에 진출을 했다고 기사를 썼다.


위에서 인용된 이야기 중 마크 래빈슨은 실제 사람이 아니라 지금은 하만인터내셔널에 흡수되어 한 사업부로 격하된 '마드리갈'이라는 회사의 브랜드다. Mark Levinson (마크 레빈슨이지 마크 래빈슨이 아니다)은 마크레빈슨이라는 자신의 이름을 브랜드로 한 회사를 세웠지만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쫒겨나와 더 이상 마크레빈슨이라는 이름을 자신이 상업적 용도로는 쓰지 못하게 된 처지였으며 첼로라는 또 다른 오디오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삼성은 앰프는 "마크 레빈슨"이라는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마드리갈로 부터 기술 지원을 받았고, (이 기술지원에 얼마를 썼는 지 나는 모른다.) 스피커는 당시에 신생업체지만 동계전자전을 통해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헤일즈"로 부터 스피커를 제작해서 가져왔다.


실제 제품이 시장에 공개되자, 엠퍼러 앰프는 마크 레빈슨이 이미 팔고 있던 제품의 회로가 고스란히 들어간 것이 밝혀졌고, 스피커 역시 헤일즈가 팔고 있던 제품과 별 다른 것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 말하자면 마드리갈과 헤이즈는 손 안대고 코 푼 장사를 한 격이었다. 게다가 헤일즈는 몇 년 후 곧 문을 닫았다. 그리고 이 엠퍼러에 들어갔던 것과 동일한 회로를 쓴 마크 레빈슨은 마크 레빈슨에서 만든 제품 중 가장 안 좋은 것으로 시장에서 평가받는 제품이다.


당시 오디오파일들에게서는 이 제품의 태생에 대해서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그런데다가 막상 이 제품이 출시를 시작할 무렵 외환위기가 터졌다. 이 사업은 곧 중지되었고, 기존에 만들어 놓았던 제품들은 임직원들에게 권장 소비자 가격의 1/4로 살 수 있도록 제안이 되었다. 삼성의 임직원이 아니더라도 나에게도 제안이 들어올 정도로 알음알음으로 판매 계획은 알려졌다. 제품의 가격이 매력적이었던지 제품들은 곧 처분이 되었다.




삼성, 고급오디오 "엠페러" 발표 

발행일 1995.12.05


삼성전자가 4일 고급 오디오시장을 겨냥해 1년여동안 준비해온 "엠페러"를 발표해 앞으로 오디어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채널당 3백W의 고출력을 자랑하는 파워앰프(모델명 M-30S)는 채널간의 상호간 섭을 막기 위해 좌우 독립형의 "듀얼 모노" 방식을 채용했고 고급 음질 재생 을 위해 오디오용 전문부품만 사용했다.


또 음향의 변화에 따라 스피커가 요구하는 힘을 순간적으로 얻을 수 있도록대용량의 전원공급능력을 갖췄고 기기내 소자의 온도차이로 생기는 음질의 변화를 막기 위한 "OTSC시스템"을 채용했다.


프리앰프(C-1)는 음질의 조화를 위한 디스크리트앰프방식을 적용했는데 아날로그 디스크를 재생할 때 음질의 손실이 없도록 포노(Phono)이퀄라이저를 장착했다. 이 앰프는 또 6백단계의 미세한 음량 설정이 가능한 디지털방식의음량조절기능도 갖췄다.


이들 앰프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8월 세계적인 오디오전문업체인 미국 마드 리갈사와 기술협력을 시작한 지 1년여만에 내놓은 야심작이다. 내년초부터 본격 판매될 두 앰프의 소비자가격은 각각 7백만원대、 5백만원대로 잠정 책정됐다. 삼성전자는 "두 앰프는 매킨토시、 마크레빈슨、 마란츠 등 세계적인 브랜 드와 견줄 만한 제품"이라며 "연간 7백억원으로 추정되는 국내 고급 오디오 시장에서도 이들 외산제품과 충분히 겨룰 만하다"고 주장했다.


또 내년 상반기중으로 미국의 스피커전문업체인 헤일즈디자인그룹과 공동 개발한 1천만원대의 고급스피커시스템과 자체 개발한 CDP를 잇따라 선보여 고급오디오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애초 앰프와 함께 선보일 것으로 예상했던 스피커시스템은 지나치게무겁다는 지적에 따라 삼성전자가 최근 무게를 줄이는 작업에 들어가 이날 발표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현재 개당 2백kg에 달하는 스피커시스템의 무게를 개당 1백20kg으로 줄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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