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프/Cyrus 사이러스 오디오

사이러스 오디오에 대한 단상

AdultKid(오디오/스피커) 2014. 10. 13.

사이러스 앰프에 대해 참 잘 쓴 글이여서 퍼왔음.


사이러스 오디오에 대한 단상  / 전체공개 2014.05.27 00:04 

[출처] 사이러스 오디오에 대한 단상 (PC-FI & HOME AUDIO) |작성자 폴로네이즈

http://cafe.naver.com/cyrus7/17690


-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느낌, 개인적인 음악적 경험에 기반을 두고 작성한 글입니다. 지극히 주관적이고 조잡한 글 입니다. 이런 생각도 할 수 있구나, 하고 편안하게 봐주시길 바랍니다. -

 



 

 

[사이러스 오디오에 대한 단상]

 

안녕하세요.

 

최근들어, 우리 회원분께 가지고 있던 전원부 PSX-R 2개를 양도드리면서, 새삼 사이러스 오디오에 대하여 생각해보는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평소 클래식만 듣는 음악 성향, 그리고 연주자 마다의 독특한 해석에 흥미를 갖고 있는 터라, 이런 나에게는 사이러스가 딱 맞았던 듯 합니다.

 

 

 


 

 

[사이러스의 음색]

 

각각 오디오 메이커마다 나름대로의 음색이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사이러스의 음색은 저음보다는 중, 고음을 강조하면서, 음악을 야무지게 표현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음은 모자라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딱 적절한 수준인데, 상대적으로 고음을 명확하게 묘사하다 보니 저음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1. 야무진 사이러스


사이러스는 중, 고음, 특히 고음이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날을 세우는 해상력이 아니라, 마치 텅텅거리는 스피커 안에 심지를 박아넣은 듯이 야무지고 찰지게 음악을 표현합니다. 갈 곳을 잃고 표정없이 방황하는 소리에, 확실한 표정과 목적을 부여한다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연주자의 미묘한 의도를 예민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아, 그렇죠. 사이러스는 예민한 음색입니다.

 

이러한 사이러스의 특색은 네임의 음색과 비교하면 좀 더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도드라진 중저음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강렬한 음색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휘어잡는게 네임의 특색이라면, 모든 영역대의 고른 분포와 함께 중고음의 예민하고 섬세한 표현력으로 청취자의 마음을 울리는 것이 사이러스의 음색입니다. 세부 묘사는 과감히 생략하면서 감동적인 한 방의 네임과는 비교되는 사이러스입니다.  눈부신 봄바람에 하늘하늘 나부끼는 실크 질감의 사이러스는, 그래서 바이올린에 상당히 적합하며 고음이나 카랑카랑한 음색을 가지고 있는 가수들과도 매칭이 잘 된다는 느낌입니다. 사이러스의 감칠나는 고음 묘사력을 느끼기 위해서는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어보아야 합니다.

 

 

2. 여류 피아니스트의 섬세하고 따뜻한 감성

 

사이러스의 음색은 여류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같습니다. 영롱하게 한 음 한 음 고이고이 다듬어 제자리에 명확하게 늘어놓는 미츠코 우치다, 따스한 페달링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피레스, 단순한 표현에서 모든 것을 이룩한 크라우스 등 이들 여류 피아나스트들은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섬세함, 배려심, 감정적 따스함, 신중한 타건인데, 이러한 점이 사이러스의 묘사력과 너무나도 들어맞습니다. 우치다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음의 분리도가 뛰어나야 하며, 피레스와 크라우스의 인격을 그려내려면 음색 자체에 온기가 있어야 하는데, 사이러스는 이러한 모든 특성을 절묘하게 구현해내고 있습니다. 영국 특유의 전원적인 따스함이 스며 있으면서도, 세련되고 정제된 음은 사이러스의 매력이라 하겠습니다.

 

 

 

 

[사이러스 오디오의 업그레이드 - PSX-R]

 

사이러스 오디오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PSX-R이라는 전원부 효과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원부를 각 시스템에 연결하고 나서, 각 파트(프리엠프, 파워엠프, CDP)의 음악적 역할(?)을 명확하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전기적으로 좀 더 안정적인 전원을 공급하고, 불필요한 노이즈와 전기 신호를 제거함으로써 기기 본연의 잠재력을 100%발휘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이 PSX-R의 본질입니다. 흥미롭게도, 프리앰프, 파워앰프, 그리고 CDP에 PSX-R를 연결할 때마다 새로운 소리를 경험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바로, 각 기기의 전기적 역할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1. 음악에 다이내믹을 부여하는 프리엠프 (aCA7.5pre + PSX-R)

 

프리 엠프, 파워 엠프, 그리고 CDP가 있을 때, 과연 어디에다 먼저 전원부(PSX-R)을 연결할까 고심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모든 기기에다 전부 연결하였지만, 가장 큰 효과를 본 것은 바로 프리 엠프에 연결할 때 였습니다.

 

프리엠프에 PSX-R을 연결 후, 음악이 좀 더 역동적으로 변하였습니다. 강한음은 더욱 강하게, 약한음은 더욱 약하게 들렸습니다. 소스테누토(sostenuto, 음표를 충분히 길게 연주), 디미누엔도(diminuendo, 점점 여리게), 템포 루바토(tempo rubato, 자유로운 템포)와 같은 음악적 표현이 눈에 잡힐 듯, 또렷하게 보였습니다. 그리고, 이 음악적 표현의 여백은 숨이 막힐 듯 고요한 적막으로 채워넣어, 음악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그물망의 물고기에 튀어오르듯, 그렇게 각 악상들은 생명력을 부여받아, 살아 숨쉬듯 꿈틀거렸습니다.

 

 

2. 성량, 파괴력의 파워엠프 (mono+mono power + PSX-R) 

 

예전에 셀레스천 킹스턴을 운용한 적이 있습니다. 이 전설적인 명기는 인클로저가 인조 대리석이어서 그런지, 왠만한 엠프로는 울리기 힘들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당시에는 프리엠프에 모노, 모노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피커의 소리가 저음이 상실되어있었고, 스케일이란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파워엠프에 PSX-R를 붙이고 나서, 마치 알을 깨고 나오듯이, 모든 소리가 스피커에서 터져나왔습니다. 그러면서 전반적인 음악의 성량이 더 커지고 저음이 좀 더 풍부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전기적 신호를 증폭 시켜내는 파워앰프의 능력이 훌륭하게 증대된 느낌입니다. 

 

다만, 파워엠프에서의 PSX-R은 오디오 시스템에 있어서 어디까지나 필수적인 요건일 뿐, 이 자체로 음악의 섬세한 묘사는 불가능하였습니다. 오히려, 프리나 CDP에서의 전원부 연결없이, 파워엠프에만 PSX-R을 연결할 때는 벙벙거리는 소리가 났습니다. 다른 기기에 대한 PSX-R 없이, 오로지 파워앰프에만 PSX-R을 연결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단순히 저음이나 성량이 커지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변화가 오히려 사이러스 특유의 섬세함을 상쇄하기 때문입니다. 날카롭고 자유자재 민첩한 놀림의 칼이 뭉툭하고 둔하게 무뎌진 느낌입니다.

 

 

3. 음표 하나하나를 투명하게 닦아내는 CDP (disc master, dac master + PSX-R)

 

CDP는 음질 그 자체, 해상도 그 자체에 영향을 끼치는 것 같습니다. CDP에 PSX-R을 연결하였을 때, 소리의 해상도가 좋아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바이올린 음색은 더욱 윤기있고 맑게, 피아노의 소리는 더욱 또랑또랑 하게, 그리고 오페라 가수들의 음성은 더욱 더 오페라 하우스를 꽉 메우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4. PSX-R,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

 

PSX-R을 구입하기 결심하고서도, 한번에 다 붙이질 못하고, 순차적으로 붙여나갔습니다. 이제야 드는 생각은 모든 파트에 다 PSX-R을 다 연결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것입니다. 뭐 당영한 말이겠지만, 프리에만 파워에만 이런식으로 붙이면 전체적인 발란스가 깨지는 느낌입니다.

 

특히 파워에만 PSX-R을 붙였을 때가 그 어색함이 가장 심하였습니다. 사이러스 특유의 섬유질의 음색, 야무진 표현력이 상쇄되면서 저음이 커지면서 벙벙거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는 운영하는 기기나 스피커에 따라 느낌이 달라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프리엠프에만 붙일 때도 전체적인 균형이 깨지게 됩니다. 프리의 증가한 표현력을 파워 앰프가 다 감당 못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치 파워앰프의 성량과 입체감을 프리가 잡아먹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흥미로운 결과가 하나 더 있습니다.

현재 저는 로저스 5/8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이 스피커는 맞춤용 파워앰프가 따로 달려나옵니다. 제꺼는 쿼드 405-2 앰프입니다. 여기에 프리 (사이러스 aCA7.5)와 사이러스 시디피를 연결하여 듣고 있는데, 각각에 PSX-R을 연결할 때 보다, 연결하지 않았을 때 소리가 훨씬 더 좋게 들렸습니다. 바이올린의 선의 질감의 더욱 살아나고, 음의 다이나믹도 증가하였습니다. 소리의 예민한 표현력도 더 되살아 났습니다.

 

흔히 로저스 5/9는 압도적인 현악의 질감이 뛰어나고 그에 비해 5/8은 좀 더 자연스러운 소리로 평가합니다만... 전원부를 없애고 그냥 프리, 시디피에 연결하여 들으니, 5/9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현악기의 표현, 박진감이 그대로 5/8에서도 느껴졌습니다. 아마 쿼드 405-2와의 매칭 문제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기기의 성능, 제원에 따라서 전원부의 효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생각합니다.

 

 

 

 

[자연스러운 사이러스 오디오]

 

시대에 따라 추구하는 소리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 처럼, 메이커들의 음색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를 모색하는 것 같습니다. 사이러스 오디오의 음색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현대적인 사운드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하는데, 따라서 지금 제가 느끼는 사이러스의 음색이 현재 출시되는 사이러스의 음색과는 약간의 온도차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다른 메이커의 음색과 비교하여 보았을 때, 사이러스는 음악의 본질 그 자체에 목적을 두고 있는 메이커입니다. 실제 연주회장이나 오페라 극장에서 들었던 음색을 떠올리며 감상을 할 때, 가장 이질감이 적었던 오디오도 바로 사이러스였습니다. 가장 자연스러운 음을 추구하면서, 그 안에서 음악이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끌어내려는 것이 바로 사이러스의 특색입니다.

 

오디오 파일들에게 사이러스는 조금 심심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각 성부를 나누어 특정 성부를 드라마틱하게 강조하는 것도 아니고, 엄청난 힘으로 몰아붙이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칼에 베일듯한 해상도를 추구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다소 보수적인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에게는 사이러스가 굉장히 훌륭한 답안입니다. 소리의 왜곡이 적고, 음악의 묘사력은 어디까지나, 음원, 음악가의 의도 그 자체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이러스 오디오는 음악 그 자체의 감동이고, 음악 감상의 훌륭한 동반자이며,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않는 조력자입니다.

 

 Kang JongWhan, M.D., Classical music cri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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