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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맨/최인규님] 오디오 잘 고르는 11가지 방법

AdultKid(오디오/스피커) 2012. 2. 29.
제목 : 오디오 잘 고르는 11가지 방법 - 1
작성자 : 최인규 작성일 : 2000-04-16 오후 7:22:09   조회 : 8,362
 
요즘 IMF한파 때문에 온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판에 오디오를 잘 고르는 요령따위가 '왠 강아지 풀뜯어먹는 소린가' 하실 분들도 많겠지요. ( 근데요, 호호호 우리집 와이프님도 이 범주에 해당되시는 분이랍니다 ^.^ ) 

그러나 6.25 피난시절에도 음악다방이 박시글 박시글했고 임시수도인 부산의 국제시장에서는 고물축음기와 레코드가 활발하게 거래되었던 것을 돌이켜 볼 때 비록 어려울 때지만 알뜰하게 오디오생활을 한다면 살림에 큰 무리가 될 것까지는 
없지 않겠가 라고 자위(??? ^.^) 해 보면서 오랜 기간동안 많은 오디오가게들을 직접 보고, 듣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오디오구입에 관한 강아지 풀뜯어 먹는 소리를 풀어 볼까 합니다. 

(1) 사전에 가격조사를 충분히 한 연후에 오됴쇼핑에 나선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만 무턱대고 오디오쇼핑에 나섰다가 정말 맘에 드는 물건을 찾게 되면 앞뒤 가리지 않고 빨리 자기 집에 들고 와서 들어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것은 인지상정일 겁니다. 

그러다보면 경험 없는 분들은 십중팔구 손해보는 거래를 하기 십상이구요. 대체로 오됴샵주인들의 능수능란한 썰에 넘어가서 생각없이 덥석 사버리게 되기 쉬우니까요. (오늘밤 오됴삽주인들에게 테러를 당하지나 않을까???) 

따라서 다소 번거롭더라도 미리 사고자 하는 기종들의 신품과 중고시세를 오됴잡지의 매물란과 하이파이 동호인회 매물란등을 참조하여 어느 정도의 가격이 형성되어 있는지 알아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답니다. 

(2) 신뢰할만한 오디오샵을 택한다 

오디오샵중에는 정말 양심적으로 성의를 다해서 장사하시는 좋은 분들도 많지만 개중에는 정말 개같이 파렴치하게 장사하시는 분들도 계시답니다. 여러 번 고객들의 집에 들락날락한 제품을 전시만 해 놓던 신품이라고 우기며 제값을 다 받으려는 샵도 있고요(이건 제가 아주 많이 경험했구요...) 요즘같은 고환률시대에 이미 가지고 있던 재고품을 오른 환률에 팔아드시려는 주인분들도 계시는군요. 

동호인들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샵이 있을 것으로 봅니다만 이구동성으로 괜찮다는 샵이 몇군데는 있겠지요. 참고로 98년 1월호 월간오디오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가장 모범적인 오디오샵으로 꼽힌 곳이 금강전자(서초동, 세운상가) 였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용산의 고전사나 삼성사, 그리고 세운상가의 명문전자등이 꼽히고 있습니다. 

특히 금강전자는 고사장님 형제분께서 워낙 사람이 좋으셔서 타 샵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평가가 나왔다고 봅니다. 그 이외에도 제눈에는 세운상가의 현대전자나 한음전자 등도 젊은 사장들이 비교적 성의있게 장사하시는 것으로 비쳤구요, 최근 오픈한 용산 희윤전자의 박희윤사장도 충무로 영일전자시절부터 성실하고 양심적인 분으로 잘 알려진 사람이어서 한번 믿어볼만하지 않은가 싶군요. 

(특정샵의 이름이 거론되어서 좀 뭣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만 제가 느낀대로 적어 보는 것이니 문제가 있을 것 같으면 시삽진께서 바로 지적해 주세요) 다만 아무리 샵주인의 인간성이 뮤직맨의 인간성을 빰칠 정도로 좋다 해도 (^.^) 

자기가 원하는 물건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늘 그렇지는 않으므로 평소에 잘 모르는 샵에서도 물건을 사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것도 절대적인 기준은 될 수 없겠군요. 

제 경우는 원하는 물건을 단골샵에 부탁한 후 하염없이 기다리거나 제가 잘 거래하지 않는 샵에 나온 물건을 단골샵을 통해 업자끼리 통하는 안면에 의존해서 쓸쩍 알아 보고(가격이나 제품상태 등등) 판단하는 다소 치사한 방법도 가끔 쓴답니다. 

(3) 초보자의 경우는 가급적 인기품목의 중고를 구해 본다 
신품박스를 개봉할 때의 짜릿한 기분은 아마 신혼첫날밤과도 비교될 수 있을 정도로 유쾌한 경험입니다 (와이프가 어깨너머로 이 글을 보더니 웃기지도 않는다는 표정을 보이며 나가는군요) 새 박스는 일단 오픈하면 하루가 되었건 1년이 되었건 중고는 중고이므로 설령 구입한 제품이 영 마음에 안들 경우 미국처럼 30일 Money Back Guarantee 같은 제도가 없기 때문에 큰 손해를 보고서야 다른 제품으로 교환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고의 경우 웬만한 샵이면 자기집에 있는 물건이고 한두 주일이내의 경우라면 한번 정도는 다른 물건으로 교환해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제 경우는 마음에 드는 복수의 기기를 몽땅 다 들고 와서 시간을 두고 비교한 후 마음에 드는 것으로 선택하고 다른 기기는 돌려보내는 식의 거래를 자주 씁니다만 이것은 어느 정도 안면이 있어야만 가능한 경우이므로 가급적 인기도 있고 음질도 좋다고 평가되는 중고제품을 구하되 마음에 혹시 안들 경우 그 가게에 있는 다른 차선책의 기기로 교환해 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구입하시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음질은 아주 좋은데 대중적인 인기는 아주 바닥인 제품들을 (미제 매코맥이나 영국제 Beard 앰프가 대표적인 경우죠) 선택하면 오디오샵주인들이 잘 팔아치웠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다른 제품으로 바꿀려고 해도 그 좋은 음질의 기기를 왜 안쓰냐는 등 여러모로 아뭏튼 귀찮아질 수도 있으니까요. 

(4) AS대책이 되어 있는 제품중에서 고른다 
이미 아래의 제 글에도 나왔지만 제대로 된 AS실이 운영되는 수입상은 태국에서 숫처녀찾기 만큼이나 지고하게 어려운 일이라서 만에 하나 있을 수도 있는 고장에 대비한 제품을 고르는 것도 때로는 필요할듯 합니다. 

간단한 저항하나만 갈려고 해도 부품을 미국에서 수입주문해다가 손봐야 하는 오됴를 써야 할 이유가 별로 없다고 봅니다. 이번에 제가 Copland의 인티앰프인 CTA-401을 구한 것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중 하나는 태영교역의 AS실 운영수준이 국내최고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일본 내수용 제품을 사실 때 주의하실 점이 바로 이 AS문제인데요 요즘은 다행히 SONY등의 대기업들은 직영 AS센타를 운영하므로 전보다는 상황이 훨씬 나아졌지만 나까마에게서 산 물건들은 신품이라도 보증서가 없는 경우는 엄청난 AS 비용을 부담하야 하므로 구입에 유의하셔야 합니다. 

(2편으로 게속됩니다) 

제목 : 오디오 잘 고르는 11가지 방법 - 2
작성자 : 최인규 작성일 : 2000-04-16 오후 7:26:34   조회 : 7,732
 
오디오 잘 고르는 11가지 방법 (2편) 


(5) Cost/Performance가 높은 제품을 고른다 

해외현지 가격이나 성능은 비슷한데 특별히 국내가격이 비싼 제품이 많은데요 

이것은 특별히 주의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1) 국내에서 수요나 인기가 높은 제품일 경우와 

(이 케이스라면 문제가 아니고요) 아니면 (2) 수입업자가 상대적으로 폭리를 

취하고 있던가 (좀 곤란한 경우지요) 아니면 (3) 대량으로 수입하므로 

해외공급업체로부터 좋은 가격을 제공받고 있거나 

(가장 바람직한 경우입니다) 등의 하나일 겁니다. 

B&W 801과 윌슨베네쉬의 Act One은 원가가 거의 비슷한 제품인데 국내가격은 

Act One 이 두배 가까이 되는 걸로 아는데요 이는 (2)와 (3)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인 걸로 보입니다. 

ProAc 스피커와 PASS 앰프의 경우도 대체로 음질이 좋은 일류급 제품이지만 

국내 신품가격이 타 제품의 가격에 비해서 다소 높게 형성된 제품중의 

하나라서 좀 찜찜한 편이랍니다. (이런것은 가급적 중고로 사시면 됩니다) 

케이블도 Transparent나 MIT가 다른 메이커에 비해서 대량으로 판매되므로 

동급의 경우는 현지가격이나 국내가격이 상대적으로 쌉니다. 

(음질의 취향이 문제이긴 합니다만 가격만 보면 그렇다는 말입니다) 

PAD의 물빵빵 케이블은 국내가격이 조금 높게 형성되어 있구요. 

하X님께서 PAD 아쿠어스스피커줄을 100만원돈 주셨던 걸로 기억하는데 

다소 고가로 책정되었다고 봅니다. (이글 읽고 열받지 마세요, X프님) 

다만 오디오매니아에겐 뭐니뭐니해도 음질이 최우선이라는 점은 저도 

부인하지 않습니다. 

아뭏튼 기기구입시 잘 판단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6) 이구동성으로 안 좋다고 하는 조합은 가급적 피하고 
대부분이 좋다고 하는 조합은 무난한 경우가 많다 

801스피커에 진공관앰프는 웬만하면 피하는 게 좋다는 말을 저도 많이 했고 

또 다른 사람들로부터 많이 들었습니다. 

예외는 있겠으나 전 이 말이 어느 정도는 맞는다고 봅니다. 

801은 골드문트나 마크의 앰프가 개중 잘 맞는다는 것도 일리있는 말이구요. 

또한 로저스 3/5a에 EL-34진공관앰프나 PASS앰프가 잘 맞는 편이란 것도 

역시 틀린 얘기가 아니었다구요. 

Primare 301인티에 AE-1 스피커 조합도 여러 사람들로부터 인정 받은 

매칭이므로 위험성이 적겠다는 생각입니다. 

결국 사람마다 듣는 기준이 꼭같을 수는 없지만 여러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좋다고 하는 조합은 나름대로 장점이 많다고 인정하는 편이 오됴선택에 

큰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고요, 

여러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안된다고 하는 조합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현명한 오됴선택이라고 봅니다. 


(7) 가능하면 전문가(?)를 대동하여 다녀라 

특히 초보자들의 경우는 혼자 휭 둘러보다가 왕창 바가지를 쓰는 X같은 경우를 

당하지 않으시려면 적당한 경험자와 같이 다니시는 것도 한 방법이 될 듯합니다. 

상당수의 오디오샵이 소위 '뜨내기손님' 이나 '초보 손님' 들에게 물건값을 

다소 비싸게 부르고 잇다는 것을 직접 제눈으로 수없이 목격한 바가 있답니다. 

히피동에는 남의 오디오 사는데 기꺼이 따라 다니며 다리품을 팔아줄 만반의 

준비가 갖추어진 공식 폼푸맨들이 수도 없이 많으니까요 (^.^) 


(8) 특정 샵에서만 독점판매하는 제품은 가급적 피하라. 

예외는 많겠으나 특정샵 한두군데서만 판매하는 제품은 다음 몇 가지의 이유로 

가급적 피하시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 대체로 이윤이 많이 붙는 상품이거나 초고가의 상품일 경우가 많다 

- 중고가가 제대로 형성 안되어서 교환시 비교적 손해를 많이 본다 

- AS를 제대로 받기 곤란한 경우가 많다. 

알케미스트의 포세티앰프는 일본에서도 평이 좋고 국내에서도 제법 팔린 

제품입니다만 신품을 거래하는 샵이 한두군데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런 제품은 아무리 음질이 좋더라도 교환시 손해를 많이 보므로 신품으로는 

사시지 않는 편이 좋을 듯하구요, 

매코맥의 앰프역시 좋은 음질에도 불구하고 신품 사시면 손해를 많이 봅니다. 

요즘은 그나마 수입상이 문을 닫아서 AS도 전혀 안되고요. 

과르네리 오먀쥬 스피커는 국내에서 한군데 샵이 독점판매하고 있는데 

거의 폭리에 가깝습니다. (환률인상전 상황에 의거합니다) 

이런 제품 한대 팔면 B&W 스피커 10대 파는 마진이 나온다고 하면 

너무 지나친 표현일까요? 


(9) 확신이 서지 않으면 일단 구입을 보류하라 

이리저리 다녀보시면 마치 집 고를때와 마찬가지라서 온통 헷갈리고 

정신이 없으실 겁니다. 

그럴 때일수록 정신을 가다듬으시되 확실한 믿음이 안간다고 생각되시면 

가차없이 구입을 보류하십시오. 

돈을 들고 기기를 고르러 다니실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고 일단 기기를 

잘못 들여 놓으면 그때부터 당신의 인생은 고난의 연속극이 될 것입니다. 

(항상 현금은 가장 확실한 오디오기기라는 점을 명심하십시오) 

그리고 일부러라도 돈을 다 지급하지 마시고 (핑계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죠) 

외상을 남겨둔 후 며칠 지나서 주시는 네고를 해보시면 상당히 도움이 

될 경우가 많습니다. 


(10) 동호인 매물란을 적극 이용한다 

요즘 동호인란에 오됴매물광고가 다소 부진한 편인데요 잡지건 통신이건 

아뭏튼 이런 매물광고란을 적극 이용하시는 편이 도움이 됩니다. 

다만 샵에서 구하시는 경우보다 다소 싸다는 점은 있지만 분쟁이 발생시 

(대개는 물건의 상태가지고 시비가 많습니다만) 시끄러워질 경우도 

많기 때문에 좀 아시는 분과 상의하시면서 매물광고람을 활용하시기를. 

대체로 샵에서 사시는 것보다는 10% 정도 싸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파는 경우도 마찬가지이지요. 샵주인들은 기기를 인수할 때 

현금으로 주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동호인란은 현금으로 기기를 

비교적 샵인수가보다 못하지 않게 챙길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합니다) 


(11) 그래도 긴가민가할 때는 염치불구하고 X로나 XX맨들에게 물어본다. (^.^) 

위에 적힌 저의 넋두리성 제언을 다 읽으시고도 전혀 감이 안잡히시는 분들은 

기탄없이 질문하시면 성심성의껏 대답해 주실걸로 믿씁니다. 아-아-멘. 



이상 CDM1을 비싸게 사신 어느 동호인분의 사정을 듣고 내일처럼 

비분강개한 끝에 저녁밥도 안먹고 열심히 타자쳐서 글올리고 

잠시 쉬려는 

뮤직맨이었습니다. 



P.S (1) 음악을 제대로 못들으니 글쓸 시간은 많아 좋군요. 

(2) 혹시 당분간 제게서 연락없으면 이글 읽고 성난 오됴샵주인과 

수입상들에게 돌맞아 돌아가신 것이 아닌가 걱정해 주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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