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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 ‘스티브 잡스의 롤모델’ ‘오디오 마니아들의 로망

AdultKid(오디오/스피커) 2015. 5. 2.
‘스티브 잡스의 롤모델’ ‘오디오 마니아들의 로망’ 

흔히 덴마크 명품 가전브랜드 뱅앤올룹슨(이하 B&O)을 지칭하는 대명사들이다. 수백에서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하이엔드 오디오를 비롯해 TV·홈시어터를 생산하는 기업인 B&O는 故 스티브 잡스의 자서전에 자주 등장한다. 고교 시절 값비싼 B&O 헤드폰을 살 수 없었던 그는 헤드폰 사진을 오려서 들고 다니며 시간이 날 때마다 꺼내봤을 정도로 광팬이었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B&O의 CEO가 최초로 한국을 찾았다. 88년 역사를 지닌 글로벌 기업인 만큼 수장은 지긋한 연세의 근엄한 회장님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B&O의 CEO는 38세의 훤칠하고 패셔너블한 청년이었다. 

“한국은 우리에게 중요한 시장 가운데 하나입니다. 압구정동 플래그십스토어는 전 세계 650개 스토어 중 평균적으로 매출로 다섯 번째이며 분기별로 톱일 때도 있죠. 또한 소비자 수준이 높아 한국에서 성공하면 전 세계에서 통하는 경쟁력을 입증 받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방한 의미에 대해 밝힌 투이 만토니 CEO는 국내시장의 B&O 인기비결로 ‘여심공략’을 꼽았다. 

“유럽시장의 경우 B&O의 고객은 80%가 남성입니다. 매장에 방문해 여성들이 물품을 고르는 경우도 있지만 대금은 대부분 남성이 지불했죠. 그러나 한국의 경우 50% 이상이 여성고객입니다. 한국 남성들이 돈을 버느라 바쁜 탓도 있겠지만(웃음) 특히 35~45세 사이 젊은 커리어우먼들이 B&O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성능만큼 아기자기하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고급스러운 거실 장식에 좋은 제품’이란 입소문을 탄 B&O는 ‘강남 오디오’란 별명이 붙기도 했다. 스티븐 잡스가 반했을 정도로 빼어난 디자인을 자랑하는 B&O는 아이러니하게도 회사에 소속된 디자이너가 전무하다. 조직에 얽매일 경우 오히려 창의성에 해가 된다는 연유로 철저하게 아웃소싱에 의존하고 있다. 

“현대 가전에 있어 디자인의 중요성은 의심할 여지가 없죠. 깨끗한 선과 미관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이밖에 B&O 제품의 특징은 눈으로 보이는 그대로의 재질을 사용한다는 것이죠. 눈으로 봐서 알루미늄이면 진짜 알루미늄을 사용하고, 가죽처럼 보이면 진짜 가죽이죠. 가격을 낮추기 위해 다른 방식을 취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B&O가 추구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B&O의 모든 제품은 탄생하기 전 갖은 수모(?)를 견뎌내야 한다. 망치로 내리치는 충격테스트는 기본이고 주스 세례를 당하거나 자욱한 담배연기 속에서 장기간 방치되기도 한다. 이 같은 실험이 오랜 기간 사용가능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필수적이라 밝힌 그는 별안간 TV음질 이야기를 꺼냈다. 

TV 절반만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까? 

“언젠가 조지 루카스 감독과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그는 TV 화질만큼 음질도 중요한 요소라고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대부분의 브랜드들의 TV는 대형화·슬림화하며 가격은 최대한 떨어뜨리는 있습니다. 방법은 음향시스템의 수준을 낮추는 것이죠. 하지만 TV 성능의 반 이상은 사실 음질에 달려 있습니다.” 

그는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TV 기술에 음질분야만은 정체돼 있다고 강조하며 말을 이어나갔다. 

“우리는 심리학자를 통해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음질 수준이 낮은 TV가 놓인 방과 뛰어난 사운드 성능을 갖춘 TV가 놓인 방을 나눠 50명에게 같은 내용을 시청하게 한 후 두 TV 사이즈에 대해 물었습니다. 결과는 모두 높은 음질의 TV 사이즈가 훨씬 더 컸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사실 두 TV의 크기는 같은 것이었죠.” 

높은 품질의 사운드와 차별화된 디자인의 B&O TV는 오디오 못지않게 고가다. 한 대에 3000만원부터 시작해 프리미엄 모델의 경우 2억원을 웃돈다. “사실 타 제조업체들은 TV에 음질을 빼고 대형화하고 화질을 높여 보다 싸게 만들어 가고 있지만 B&O는 TV 본연의 기능을 살리기 위해 화질을 업데이트하는 한편 음질은 최고로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이엔드 시장에서 B&O TV는 꾸준히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지만 워낙 가격 장벽이 높아 대중적인 접근이 어렵다는 점은 풀지못한 숙제였다.
 이러한 간극을 좁히고자 B&O는 최근 대안을 내놨다. “이번에 출시한 베오랩 14는 합리적인 가격에 어떤 TV와도 호환이 가능해 기존의 TV를 명품 홈시어터 시스템을 통해 최고의 사운드로 즐길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많은 한국 소비자들이 B&O를 경험하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35호(2013년 0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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