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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 키워드 - 디자인, 프레스티지 그리고 여성

AdultKid(오디오/스피커) 2015. 5. 2.

2007년 05월 26일

드라마나 영화, CF 등에서 B&O의 오디오, 베오사운드(BeoSound) 9000을 찾는 것은 너무나 쉽다. 내부가 훤히 보이는 멋진 디자인에 6개의 CD가 진열돼 있는 마치 예술품과 같은 이 오디오가 바로 B&O의 제품이다.






B&O(www.bang-olufsen.com)는 예술품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뛰어난 디자인과 거기에 맞는 프레스티지(Prestige) 마켓팅을 구가하면서 20세기를 관통하며 21세기에도 인기를 끌고 있다. 아무나 소유할 수 없는 희소성의 기쁨, 예술 작품을 바라보는 듯한 뛰어난 디자인과 인테리어 효과, 그리고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음질과 인터페이스로 시대를 뛰어넘는 사랑을 받고 있는 B&O의 오디오. 그들의 성공 신화와 전략을 알아 보자.

■ 꿈의 오디오 '고정 관념을 타파하라'


1925년 덴마크에서 두 명의 젊은이는 오디오 회사를 설립한다. 어릴 적부터 라디오에 관심이 많았던 피터 뱅(Peter Bang)과 스벤드 올룹슨(Svend Olufsen)은 자신들의 이름을 따서 회사 이름을 뱅앤울룹슨(Bang & Olufsen)이라고 짓는다. 그리고 이듬 해 B&O 일리미네이터(Eliminator)라는 제품을 내놓아 초기부터 파란을 일으킨다. 예전 오디오들은 대개 배터리를 전원으로 해 작동한 반면 이 제품은 세계 최초로 배터리 없이 플러그를 통해 작동하는 획기적인 발명품이었다. 1947년에는 세계 최초로 휴대용 녹음기를 판매해 세상의 이목을 끌었고 이어서 B&O의 운명을 바꾸게 되는 결단을 내린다.

바로 디자인의 변화였다. 모든 오디오가 블랙박스 또는 나무 무늬목의 칙칙한 디자인으로 나올 때 B&O는 과감하게 오디오에 색칠을 하기로 마음 먹는다. 오디오는 단지 소리만을 위한 기계가 아니라 감성적인 생활 필수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시대를 앞서 가는 디자인으로 유행을 선도하고 서서히 최고의 디자인을 가진 제품이라는 인식을 사람들에게 심어주기 시작했다. 물론 디자인에만 신경 쓴 것이 아니라 기술개발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1957년 최초의 휴대용 스테레오 SPI를 1972년에는 세계 첫 레코드 플레이어 베오그램 4000을 선보이며, 덴마크를 뛰어 넘어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이르렀다.

■ 시대를 앞서 가는 디자인 '기술에 끼워 맞춘 디자인이 아닌, 디자인에 어울리는 기술'


B&O는 실제로 현대 모든 오디오 디자인의 선구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채로운 색깔의 스피커, 벽걸이형 오디오, 슬림형 오디오, 외부에서 CD가 돌아가는 것이 보이는 오디오 등 최근 유행하는 거의 모든 디자인을 이미 20~30년 전에 내놓았다. 유럽디자인협회에서 제공하는 디자인상을 90회 이상 받았고, 1972년에는 B&O의 오디오 11점이 뉴욕현대미술박물관의 디자인 컬렉션에 영구 보전됐다. 1990년에는 제조업체로는 처음으로 디자인업계의 대표적인 상인 ID 클래식(Classic)을 수상하며 디자인 자체만으로 예술적 경지에 오른 제품으로 인정받았다.

그들이 디자인한 오디오는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감각적이고, 매력적이다. 이런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을 내놓은 것은 바로 독특한 디자인 철학 때문이다. B&O의 디자인 시스템은 무척 특이해 회사에는 월급 받는 디자이너가 단 한 명도 없다. 언뜻 들으면 이해가 가지 않는 말이지만, 그들의 철학은 단순하면서도 놀랍다. 회사에 소속돼 상사의 눈치를 보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런 당당한 분위기 속에서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혁신적이고, 시대를 앞서가는 창의적인 디자인이 나온다. 물론, 그렇다 보니 현재 기술을 무시하는 디자인이 나오기도 한다.

B&O는 엔지니어를 철저하게 무시하고(?), 디자이너의 견해를 더 우선시한다. 그 결과, 기술에 맞춰서 디자인을 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을 먼저 하고, 거기에 맞춰 기술을 발달시키는 보통 제조업체와는 정반대의 기술개발이 이뤄진다. 그리고, 디자인이 미래 가치를 결정지을 것이라는 그들의 생각은 옳았다. 현재 전세계 140여개국에서 B&O는 가장 아름다운 오디오로 값비싸게 팔리고 있다.

■ 디자인의 핵심은 인터페이스 '사용자가 복잡하고 어렵게 느낀다면 좋은 기술도 아무 소용 없다'


B&O에 대한 가장 큰 오해 중 하나는 디자인만 예쁜 오디오라는 편견이다. 제품들을 실제로 조작해보고, 음악을 들어 보면 음질은 디자인만큼 뛰어나고, 조작성이나 인터페이스는 디자인보다 더 우수하다.

B&O는 모든 제품을 하나의 리모컨, 베오(Beo) 4로 조작할 수 있게 설계했으며, 쉽고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복잡한 단계를 모두 생략했다. 가령 손이 접근하면 덮개가 저절로 열리는 CD플레이어나 단 하나의 버튼도 존재하지 않는 오디오, 베오센터(BeoCenter) 9300 등은 다른 회사에서는 결코 시도하지 못던 독특하지만 혁신적인 아이디어다. 


기계를 잘 모르는 여성을 타겟으로 제품을 개발하기 때문에 어렵거나 복잡한 기능은 모두 단순화한다. 신제품을 개발할 때는 반드시 심리학자들로 이뤄진 제품 테스트팀과 개발팀이 검수하고, 여자들을 위한 WAF(Woman Accept Factor)라는 항목이 따로 있을 정도로 단순한 인터페이스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기술이라도 조작하는 사람이 모른다면 그 기술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들은 엔지니어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고, 주부의 입장에서 또는 일반인의 입장에서 끊임없이 연구하고, 설계한다. 왜냐하면 오디오는 바로 집안 거실에 놓이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 B&O의 위기 '모두를 위한 B&O는 실패다'


B&O는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유럽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수 백 개의 매장을 오픈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사람들에게 B&O가 낯익게 되자 모방작들이 마구 생겨나고, 신비감도 반감됐다. 더 큰 문제는 유통망 관리였다. 매장들 사이에 경쟁으로 인해 가격정책은 파괴되고,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로서 B&O는 처음으로 큰 위기를 맞게 된다. 매출보다 더 중요한, 수 십년간을 이어온 B&O 오디오의 이미지가 완전히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 때, B&O는 대도시에 몇 개의 매장만 남기고, 다른 모든 매장을 폐쇄하는 결단을 내린다. 이후, 다른 제품들이 대량 생산, 대량 판매 전략을 이어나갈 때, B&O는 소량 생산, 소량 판매 전략으로 접근하게 된다.

프레스티지 전략으로 불리우는 이 마케팅은 이른 바 명품 마케팅과 같은 개념이다. 제품의 기능을 구매하는 것이 아닌, 제품의 희소성과 가치를 '소유'한다는 개념이다. 수공으로 생산되는 하이엔드 오디오가 아니라 일반 공산품인 B&O가 이런 프레스티지 마케팅의 구현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뛰어난 제품 품질과 디자인, 브랜드 가치가 있기 때문이었다.

이 프레스티지 마켓팅 전략은 성공을 거뒀다. 제품 판매 수량은 줄었으나 제품당 가격이 오르며, 매출은 오히려 늘어났고, 결과적으로 똑같은 매출을 올리면서도 제품 하나하나에 더 신경을 쏟을 수 있게 됐다. 일반인들에게는 섭섭한 이야기이겠지만 B&O 매니아에게는 환영할 만한 조치였다. 디자인과 음질, 인터페이스, 거기에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제품이라는 희소성의 기쁨이 또 하나 더해졌기 때문이다.

■ 디지털 시대의 B&O '무한히 증식되는 B&O 디자인'


앞선 디자인과 기획력은 디지털 시대에서도 여전히 빛을 발한다. B&O은 1997년, 집안에 있는 모든 오디오를 연결해 리모콘 하나로 조정할 수 있는 통합형 홈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인 베오링크(BeoLink)를 선보인다. 베오센터(BeoCenter)라는 중앙 오디오를 통해 총 11개의 방까지 음악을 전달할 수 있는데, 이것은 중앙에서 모든것을 처리하고, 조절하는 서버, 클라이언트 시스템을 응용한 것이다. 이런 컨셉에 맞춰 2002년에 개발된 풍뎅이를 닮은 베오센터(BeoCenter) 2는 적어도 5년 이상 오디오 기술을 앞서 나간 것으로 평가된다. 베오센터(BeoCenter) 2는 DVD, CD, MP3, 라디오 재생 기능을 제공하고, PC와 연결해 컴퓨터의 MP3도 다이렉트로 재생할 수 있게 했다. 이 모든 과정이 리모컨으로 이뤄지며, 모든 집안의 스피커와 유무선으로 연동돼 온 집안을 음악으로 채울 수 있다. 


B&O는 최근 휴대용 MP3 플레이어인 베오사운드(BeoSound) 2와 베오사운드(BeoSound) 3까지 개발해 디지털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표명했다. 물론, 100만원을 훌쩍 뛰어 넘는 명품 MP3P라는 비난은 여전하지만 10년 후에도 쓸 수 있게 만들겠다는 그들의 철학이 이 제품에도 깊게 배어 있음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아우디 최고급 세단인 A8의 전용 오디오를 개발하고, 삼성전자 애니콜과 합작해 세린(Serene)이라는 휴대폰을 개발해 적극적으로 디지털 시대에 대처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윈도우 XP 미디어센터 에디션과 호환되는 베오미디어(BeoMedia) 1을 발매하기도 했다.

■ B&O의 키워드 '디자인 & 프레스티지 & 여성'


B&O는 여자도 손쉽게 조작할 수 있는 기술과 어떤 이도 만족하는 뛰어난 디자인, 그리고 아무나 소유할 수 없는 희소성이라는 세 가지 특성을 수 십년째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매년 7,000~8,000억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그들의 가치는 해가 갈수록 더 굳건해지고 있다. 가격이 너무 높아서 허영심만을 만족시키는, 또는, 부자를 위한 인테리어용 소품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전자제품을 예술적 경지까지 격상시킨 B&O의 노력과 도전 정신은 결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상식 두 가지

B&O은 할인판매를 절대로 하지 않는다. 또한, 리뷰도 의뢰하지 않는다. 할인판매나 제대로 된 리뷰를 찾아 헤매는 것은 시간낭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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