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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 가 호황….

AdultKid(오디오/스피커) 2012. 6. 11.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2일 오후 1시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의 2층 로비가 북새통을 이뤘다.
1990년대 한국 언더그라운드 음악의 이정표였던 레이블 '하나음악'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레이블 '푸른곰팡이'에 속한 '더 클래식'(김광진·박용준), 장필순, 윤영배, 이규호, 낯선 사람들, 오소영, 한동준, 조동희, 함춘호, 더 버드, 고찬용 등의 음반을 구하려는 사람들의 줄이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 중턱까지 늘어섰다.
인디음악 마니아라는 회사원 이정화(28)씨는 "평소 좋아하던 푸른곰팡이 소속 뮤지션들의 음반을 직접 손으로 만져가며 고를 수 있어 좋다"며 "이들의 합공 공연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푸른곰팡이의 허성혁 대표는 "우리 부스에 100여명 정도가 모이면 많이 찾는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이렇게 많은 분들이 몰릴줄은 몰랐다. 팬들을 만날 창구가 많이 부족했는데 이런 기회가 많이 주어졌으면 좋겠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2, 3일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에서 펼쳐진 '제2회 서울 레코드 페어'는 그간 알려지지 않은 명반을 재조명하는 자리다. 지난해 11월19일 서울 논현동 플래툰 쿤스트할레에서 2000여명이 몰리며 성황리에 치러진 제1회 행사에 힘입어 2일로 늘어났다. 대중음악전문 공연장인 악스코리아의 1·2층 로비와 공연장은 어느 박람회 못지 않은 공간으로 변신했다.
이번 페어의 주인공은 푸른곰팡이였다. 동아기획에서 하나음악으로 연결되는 고리의 핵으로 조동진의 음반과 조동진의 동생 조동익이 하나음악의 정신을 잇고자 만든 푸른곰팡이는 2일 저녁 합동공연까지 벌였다. 장필순이 마무리한 이 무대는 아이돌 음악에 치우친 국내 대중음악계가 좀 더 다양화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했다. 사진 등을 통해 하나음악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특별전도 호응을 얻었다.
행사는 이와 함께 공연기획자 이길용(40)씨가 최근 경기 김포에 LP팩토리를 세우고 LP 공장을 가동하는 등 제2의 전성기를 맞은 LP를 재발견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미국의 음반판매 조사회사 닐슨사운드스캔에 따르면, 미국 내 LP 판매량은 1991년 집계 시작 이래 2009년 250만장으로 최다 기록을 세웠다. 2010년에는 280만장을 판매했고 지난해에는 400만가량이 팔려나갔다.

1988년 서울올림픽 주제가 '손에 손 잡고'가 수록된 그룹 '코리아나'의 LP '핸드 인 핸드'와 1990년대 중반 활약한 레게 그룹 '닥터 레게'의 LP를 발견하자 환호성을 터트린 20대 후반의 청년, 영국의 전설적인 록그룹 '비틀스'와 미국 가수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베스트앨범 LP를 손에 쥐고 뿌듯한 표정을 지은 40대 중반의 남성, 클래식 중고 LP가 빼곡히 쌓인 상자에서 연신 손을 놀리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60대등 남녀노소는 보물을 찾듯 눈을 빛냈다.
2일 악스코리아에서 만난 의사 조준탁(74)씨는 "집에 3000여장의 클래식 LP를 보유하고 있어 웬만한 음반은 다 있다. 그럼에도 새 LP를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면서 "레코드페어의 관람을 위해 오전 KTX를 타고 올라왔다"며 즐거워했다.
가곡 '눈' 등을 만든 작곡가 김효근 교수(52·이화여대 경영학)는 "국내에서 그간 보기 힘들었던 LP 박람회가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열렸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디지털 음원이 난무한 시대에 아날로그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자리"라고 짚었다.
50여 인디레이블과 음반전문점이 참여한 이번 페어에는 2일 첫날에만 2500여명이 몰렸다. 당일 음반 판매 매출액은 1억8000만원을 넘겼다. 일본 솔 음악계를 대표하는 오니시 유카리와 솔 그룹 '아소토 유니온' 출신의 임지훈이 이끄는 '펑카프릭 & 부슷다'가 합동공연한 3일까지 포함하면 입장객과 매출액은 이보다 1.5배 이상 늘 것으로 예상된다. 가수 이효리·이상순 커플 등 유명인들도 현장을 찾았다.
서울레코드페어 조직위원회는 "갈수록 행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우선 내년 3회째 페어를 열 계획이다. 환경과 시스템을 정비해서 더 많은 관계자와 대중이 참여할 수 있는 페어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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