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내내 여기 못들어와서 Audiopro님께서 제 글에 답변 달아 주신 것도
뒤늦게 읽었습니다. 답변 감사드리구요^^
앰프와 스피커.... 이 부분에 대한 것은 audiopro님의 말씀대로
이론대로, 정석대로 꼭 해야 되는 것은 아니란것 저도 공감합니다^^
저도 시공할때 상황을 봐 가면서 하는 부분도 많으니까요.
저는 지적하신대로 원론적인 부분에 대해 말씀 드린 것입니다.
기초를 모르고 응용을 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입니다.
초보 분들이나 아직 거기에 대해 개념이 안잡혀 있으신 분들께
도움이 됐으면 하고 말씀 드린 것이니 참고 정도만 하시면 되겠네요^^
그런데... 지적해 주신 내용중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이 있어서
조금 보충하려고 글을 드립니다. 상업용 스피커라는 말은 PA분야에서
옛날에 전관방송용 스피커를 그런 식으로 호칭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지금은 거의 쓰지 않는 말입니다. 대신 대중을 상대로한 넓은 공간에서의
음향전달은 크게 PA(Public Adress)라고 명칭합니다. 여기에 전관방송도 포함되죠.
P.A라는 단어는 원래는 음향전반에 걸친 명칭이지만 요즘은 대중을
상대로한 단순한 사운드의 전달이라는 성격이 강한 말이 되어 버렸습니다.
주로 병원, 관공서, 공공기관, 회사 같은 데서 강의 및 정보 전달용으로
사용되는 시스템을 말하죠. 그리고 이런 곳에 사용되는 스피커들의
성능은 그다지 좋을 필요도 없고 무엇보다 높은 효율로 확실하게
정보 전달만 잘 되면 됩니다. 많은 홈오디오 애호가분들이 잘못 알고 있는것이
상업용 스피커들은 품질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시는데 그것은 바로
이러한 분류의 스피커들을 보시고 하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음악/공연 등의 음향의 전문적인 전달과 높은 퀄리티의
음질을 내야 되는 곳의 음향시스템은 S.R(Sound Reinforcement)라는 말로 표현합니다.
이쪽 분야가 진정한 P.A의 완성이라고 할 수 있겠죠. 방송/공연/음악회 등
전문적이고 높은 품질의 사운드를 내주어야 되는 곳에 요구되는
기대치를 충족하는 시스템을 S.R시스템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저는
주로 이 분야에서 종사하고 있구요.
이쪽은 많은 분들이 잘 모르시는 분야입니다. 홈오디오 매니아들이라 하더라도
PA하면 싸구려라고 아시는 분이 의외로 많을 정도니까요.
그러나 실제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홈오디오용 Hi-Fi는 개인을
위한 시스템이라면 S.R은 다수와 대중을 위한 고급 음향 시스템입니다.
전문적인 프로페셔널 S.R시스템은 대개가 수천만~수억원을 호가합니다.
개인용 하이엔드 시장에서도 이런 가격대는 거의 없죠.
물론 S.R과 홈오디오는 사용환경 자체가 너무 틀리니 이런 단순비교는 무의미 합니다만...
이런 차원에서 Audiopro님께서 지적하신 상업용 스피커들의 음압레벨이 낮다는 것은
아마 PA쪽 분야에서도 전관방송용 시스템을 두고 하신 말씀인 것 같습니다.
그쪽은 당연히 음압레벨이 높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Audiopro님께서 지적하신 대로 90dB를 넘는 것들은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나 제가 말씀드린 McCauley의 SA12-1은 그런 것들과는 차원이 틀린
SR스피커입니다. 이녀석은 정격음압이 111dB고 SPL은 132dB라는
괴물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는 스피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앰프는 무지하게 많이 먹는 녀석이죠. 그렇지 않고서는 이녀석의
구동력을 다 내줄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녀석이 아니더라도 MasterBlaster의 SP시리즈나 NEXO의 Alpha시리즈들 같은 녀석들도
음압이 보통 120-130정도는 됩니다. 모두 괴물들이죠.
꼭 그런 하이레벨이 아니더라도 중급의 ZECKAUDIO의 ARENA만해도
130이나 되는 음압을 냅니다. 즉, SR로 가면 음압은 다들 괴물수준입니다.
하기사 그정도의 음압과 직진성이 없다면 공연장에서 청중을 매료시키는
음질을 내줄 수 없기 때문에 그런 것이기도 하지만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들은 모두 앰프의 출력을 많이 요구합니다.
즉, 앰프의 출력문제는 스피커의 낮은 효율성에 있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부분을 다른 분들께서 오해 하실까봐 말씀을 드립니다.
.............
그리고 이 부분부터는 제 사견입니다. 재미로 읽어 주세요^^
스피커와 앰프의 효율성(저항과 출력의 관계)은 물론 이론대로만 가는 것은 아닙니다.
Audiopro님께서 지적하신 자동차의 속력에 따른 비유는 적절합니다.
규정속도가 있다지만 그것대로 운전하는 사람은 없죠. 그러나 규정속도가
얼마인지는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무엇이 옳은 것인지는 알고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Audiopro님께서 말씀하신 그대로 앰프의 출력이 조금 더 높던,
스피커의 출력이 조금 더 높던 그것은 사용자가 선택할 문제입니다.
그러나 제가 드린 말씀은 "원론적이고 보편적인 방법"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앰프가 조금 더 높은 게 좋다고 스피커의 입력한계에 비해
몇배가 넘는 앰프를 연결하는 분은 없을 겁니다^^(만일 그렇게 하시면
최악의 경우에는 스피커의 네트워크가 타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절대 하지 마세요-_-;;)
그리고 Audiopro님의 말씀대로 앰프가 스피커보다 출력이 낮은 경우는
나름대로 앰프의 성능을 100%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분명 있습니다.
그러나 스피커가 만일 구동력을 많이 요구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분명 단점도 될 수 있겠죠.
(하긴 제 거래처 업체쪽에서 홈오디오 부분을 담당하시는 분이 있는데
그분께 여쭤 봤더니 홈오디오에서는 그럴일은 거의 없다고 하시더군요.
홈오디오용 스피커 중에서 그정도로 같은 레벨에서 앰프의 구동력을
요구하는 것은 없다는군요. 그렇게 설계를 안한다는군요.
그런 면에서는 Audiopro님의 말씀이 옳았습니다^^)
여기 오시는 분들도 제가 드리는 원론적인 부분과 Audiopro님과 같은
오랜 경험을 가지고 계신 분들의 조언을 잘 합쳐서 들어 두시면
나중에는 여러분만의 좋은 오디오 지식을 쌓게 되실 겁니다.
어설픈 지식은 위험합니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잖아요.
그래서 저는 가급적 여기 많은 고수님들이 보기에는 뻔한 소리같은
내용을 줄곧 언급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의외로 많은 분들이
이런 기본을 무시하시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있는 분야에서도 전설적인 엔지니어들이 많지만 그분들이 하나같이
인터뷰 같은데서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늘 기본입니다.
그분들은 수십년을 현직에서 일하면서 밑에서부터 차근차근 올라오셨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그 자리에 오르신 분은 한분도 없죠.
그런데 홈오디오는 엄청나게 좋은 시스템을 돈만 있으면 가질 수 있고
그리고 그런 시스템을 가지게 되면 바로 고수(?)가 되죠.
수천만원, 수억이 넘는 장비를 가지고 있는다고 그사람이 최고의
엔지니어가 될 수 없는 것처럼, 홈오디오도 저는 결국은 기본부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음악을 즐기는데에는 이런 것들도 다 필요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음악을 진정으로 즐기는 사람들은 결국 음악의 본질인
소리를 이해하게 되고 또 그 소리를 이해하기 되면 그 소리를 들려주는
장비의 품질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기기를 이루고 있는 원리와 스피커들의 메커니즘, 앰프의 음질에 관계되는
수많은 용어들에 대해 공부를 할 수 밖에 없다는 거죠.
또 자동차 비유를 들자면 운전하는데는 면허증만 있으면 되지만
자동차 메니아가 되다 보면 자동차의 온갖 시시콜콜한 것까지
다 알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하겠습니다.
하하...글이 진짜로 길어졌네요. 오랜만에 들어오니 글도 길어졌습니다^^
Audiopro님 뿐만 아니라 여기 오시는 몇몇 고수님들께는 저도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좋은 글들 늘 감사드리구요. 저도 궁금한 거 있으면 여쭤보고 그러겠습니다^^
그러면 잘 좀 가르쳐 주세요^^ 저도 진공관쪽은 별로 아는게없어서
그쪽으로 공부좀 해보려고 생각중이거든요.^^
Audiopro님께서는 그쪽도 잘 아실 것 같다는 생각이 막 드네요^^
그럼 다음에 또...
*본 게시물은 2003년 2월 3일 '고수님들께' 게시판에 '권영진'님께서 남기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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